AI가 코드를 다 짜주면, 개발자는 뭘 해야 할까?

바이브코딩... 해봐야 하는데
구직 준비라는 핑계로 '바이브코딩'은 항상 우선순위에서 밀려나 있었습니다. 당장 눈앞의 코딩 테스트와 CS 공부가 더 급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죠. 그러던 중 코드트리에서 열린 'AI 바이브코딩을 활용한 나만의 서비스 개발 특강' 소식을 접했습니다. 외면할 수 없는 기술 트렌드라는 생각에 홀린 듯 신청 버튼을 눌렀습니다.
솔직히 이때까지만 해도 'AI가 코딩을 도와주면 편하겠다' 정도의 막연한 기대뿐이었습니다. 하지만 특강 첫날, 그 생각은 '나는 앞으로 뭘 해야 하지?'라는 현실적인 고민으로 바뀌었습니다.
1일차
바이브코딩, 그 첫인상
프론트엔드 엔지니어인 저에게 바이브코딩은 충격이었습니다. 물론 이전에도 AI에게 질문하며 코드를 짜곤 했지만, 바이브코딩과는 분명 다른 경험이었습니다. 특강에서는 코드 한 줄 없이 자연어 입력만으로 준수한 품질의 챗봇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시연했습니다. 그 광경을 지켜보며 '앞으로 나는 프론트엔드 엔지니어로 어떻게 살아남을 수 있을까?' 머릿속이 복잡해졌습니다.
복잡한 마음으로 시작한 실습
개발 환경은 Replit을 사용했습니다. Replit은 클라우드 기반의 온라인 개발 환경으로, 파이썬 라이브러리인 Streamlit과 함께 사용하니 코드를 웹 애플리케이션으로 만드는 과정이 정말 간단했습니다.
제가 AI에게 내린 지시는 단 한 문장이었습니다.
"Streamlit을 이용해서 ChatGPT 스타일의 챗봇을 만들어 줘."
물론 완벽한 챗봇이 바로 완성된 것은 아니었지만, 제가 생각했던 기능 대부분이 구현되어 있었습니다. 부족한 부분은 몇 가지 요청을 더 하는 것으로 충분히 보완할 수 있었죠. 솔직히 여기서 현타가 왔습니다...
그리고 파이썬 라이브러리인 Streamlit도 놀라웠습니다. Django나 Flask로 백엔드를 구축할 수 있다는 건 알았지만, 파이썬만으로 프론트엔드까지 구현할 수 있다는 사실은 처음 알았습니다. HTML, CSS, JS 코드 없이 순수 파이썬만으로 공유 가능한 웹 애플리케이션을 만드는 것을 보며, 제가 모르는 기술이 여전히 많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끼게 됐습니다.
1일차를 마치며
특강 첫날은 미래에 대한 불안으로 시작됐지만, 연사님의 한마디가 복잡했던 마음을 조금은 정리해주었습니다.
"AI 덕분에 생산성은 올라가겠지만, 코딩 실력이 필요 없어진 건 아닙니다. 원하는 것을 정확히 구현하려면, 그만큼 명령을 잘 내려야 하니까요."
바이브코딩은 더 이상 외면할 수 없는 흐름이며, 개발자에게 위기이자 기회라는 것을 온몸으로 느낀 하루였습니다. 이제 'AI에게 내 일자리를 뺏길까?'를 걱정하기보다, 'AI를 어떻게 내 손에 맞는 도구로 길들일 것인가?'를 고민해야 할 때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그리고 코드트리
여담이지만, 이번 특강의 파이썬 기초 실습은 코드트리 플랫폼에서 진행됐습니다. 사실 저는 코딩 테스트 준비 때문에 이미 코드트리를 사용하고 있었는데요, 개인적으로 백준, 프로그래머스 등 여러 플랫폼을 거쳐 최종적으로 정착한 곳이기도 합니다.
개인적으로 코드트리가 사용성이 가장 좋았고 맞춤형 학습 시스템, 주기적인 피드백, 다양한 유형의 문제 풀이 등을 제공하여 효율적인 학습을 돕는다고 느꼈기 때문입니다. (잔디를 심을 수 있는 것은 덤입니다.)
특강의 파이썬 기초 세션은 입출력, 반복문 등을 다루어 이미 내용을 아는 저에게는 조금 쉬운 시간이었습니다. (솔직히 그 시간에 못 풀었던 코테 문제를 풀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파이썬을 처음 접하는 입문자분들도 쉽게 따라갈 수 있도록 구성한 점은 좋다고 생각했습니다.
혹시 코딩 테스트나 알고리즘 공부를 막 시작하셨다면, 코드트리도 한번 경험해 보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2일차
어떻게 나아가야 할까?
특강 2일차에는 AI 시대의 취·창업 전략부터 최신 AI 기술 트렌드, 그리고 실제 서비스 개발 실습까지 많은 내용을 다뤘습니다. 솔직히 처음에는 '바이브코딩'이라는 기술 자체보다 취업 특강에 가까운 내용이 주를 이 앞으로 방향성을 고민하는 시간이었습니다. 하지만 강의가 끝난 후 '개발자로서 어떤 역량을 갖춰야 하는가'라는 고민을 하게 되었습니다.
코딩보다 중요한 것..?
"앞으로는 누구도 코딩을 배울 필요가 없습니다." - 젠슨 황
엔비디아 CEO 젠슨 황의 이 발언은 개발자 커뮤니티에 큰 파장을 일으켰습니다. AI가 코드의 95%를 작성하는 시대에 이 말은 더욱 설득력 있게 들립니다. 하지만 연사님은 이 말의 이면을 짚어주셨습니다. 이제 중요한 것은 코드를 '작성하는 능력'이 아니라, AI가 생성한 코드를 이해하고, 문제를 정의하며, 더 나은 방향을 제시하는 '근본적인 문제 해결 능력' 이라는 것입니다.
여기서 연사님은 이 지점에서 코딩 테스트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이전까지 '코딩 테스트가 실무와 얼마나 관련 있을까' 회의적이었던 저에게 큰 깨달음을 준 순간이었습니다. AI가 패턴화된 문제의 답을 쉽게 찾아주는 시대이기에, 기업은 오히려 생소한 문제에 대한 적응력과 논리적 사고력을 갖춘 인재를 원합니다. 코딩 테스트는 바로 그 '기본기'를 평가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었던 것입니다.
기업이 원하는 인재상도 변하고 있었습니다. 단순히 주어진 일을 처리하는 사람보다 "이게 최선일까?"를 고민하고, 반복되는 불편함을 문제로 인식하여 기술로 해결하려는 사람. 포트폴리오에 기술 스택을 나열하는 것보다 "왜 그 기술을 선택했는지", "이 프로젝트로 어떤 문제를 해결하고 싶었는지" 에 대한 명확한 스토리가 훨씬 중요해졌습니다.
AI와 소통하는 기술
오후에는 실제 서비스가 만들어지는 과정과 이를 돕는 최신 AI 기술에 대한 강의가 이어졌습니다. LangChain
, LangGraph
, RAG
등 막연하게만 알던 개념들이 명확한 흐름과 목적으로 정리되었습니다. "챗봇 만들어 줘"라는 한마디로는 결코 좋은 서비스를 만들 수 없으며, 기획자(혹은 개발자)가 서비스의 전체 흐름을 완벽히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는 점을 다시 한번 상기했습니다.
바이브코딩으로 만드는 SRT 예약 서비스
이날의 하이라이트는 Streamlit을 활용한 SRT 예약 서비스 제작 실습이었습니다. 아래와 같이 정의된 기능 명세를 바탕으로 요청하자, 순식간에 웹 앱의 기본 골격과 코드가 생성되었습니다.
[SRT Train 기능 명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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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발지, 도착지, 날짜, 탐색 시간 입력
빈 열차를 찾아 예매하고 '찾았음' 표시
빈 열차가 없으면 '재조회 중' 표시
물론 초기 설정 이후 발생하는 오류를 해결하고 완성도를 높이는 것은 제 몫이었습니다. 이 과정을 통해 'AI가 코딩의 시작은 도와주지만, 서비스의 완성은 결국 개인의 역량에 달려있다'는 사실을 체감할 수 있었습니다.
2일차를 마치며
이번 특강은 전업 구직러인 저에게 많은 생각거리를 안겨주었습니다.
"결국 절실함이 모든 것을 만듭니다."
벽을 만났을 때, "포기할까?"가 아닌 "어떻게 넘어가지?"를 고민하는 태도, 환경에 지배당하는 대신 나다움을 보여주며 유연하게 대처하는 자세가 성장을 이끈다는 연사님의 말씀이 아직도 마음에 남아있습니다.
그리고 이제 AI는 생각을 대신 해주는 도구가 아니라, 나의 문제 해결 과정을 돕는 똑똑한 보조 도구라고 생각합니다. 내가 무엇을 알고 무엇을 모르는지를 명확히 파악하고, 깊이 있는 고민을 통해 문제의 본질을 파고드는 습관을 들여야겠다는 생각도 같이 들었습니다.
"챗봇 만들어 줘"라는 한 마디로는 MVP는 나올지언정 결코 좋은 서비스로 완성시킬 수 는 없을 것입니다. 이번 강의를 통해 얻은 수확은 '어떤 기술을 배워야 할까?'가 아닌 '어떤 문제를 해결하는 사람이 될 것인가?'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질 수 있게 되었다는 점입니다.
3일차
아이디어를 현실로, '취미 찾아 줌' 단 하루 만의 개발기
'특강의 마지막 날은 온전히 저의 아이디어를 실제 서비스로 구현하는 실습과 멘토링으로 채워졌습니다. 저는 개인화된 취미 추천 및 커뮤니티 형성 서비스인 '취미 찾아 줌' 을 기획했습니다.
생각보다 더 잘하는데?
저는 개인화된 취미 추천 및 커뮤니티 형성 서비스인 '취미 찾아 줌'을 기획했습니다. 사용자의 여러 정보를 입력받아 최적의 취미를 추천하고, 나아가 '동호회 만들기'나 '번개 모임' 같은 커뮤니티 기능까지 연결되는 서비스였습니다.
이것도 될까?' 하는 마음에 프로필, 동호회 생성, 번개 모임, FCM 푸시 알림 등 생각보다 복잡한 기능 명세를 제시했습니다. 놀랍게도 AI는 막힘없이 전체적인 구조를 이해하고 코드를 구현해 주었습니다. 복잡한 서비스도 빠르게 프로토타입으로 만들 수 있다는 사실에 바이브코딩의 강력함을 다시 한번 체감했습니다.
개발부터 배포까지, 단 하루의 여정
하지만 이번 특강의 진짜 하이라이트는 다른 팀들의 발표였습니다. 각양각색의 아이디어가 단 하루 만에 실제 작동하는 서비스로 탄생하는 과정을 보며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정교한 기술력보다, 번뜩이는 '아이디어' 와 그것을 빠르게 검증하는 '실행력' 이 핵심 경쟁력이 된 시대임을 실감했습니다.
기획, 개발, 배포까지의 사이클이 하루 만에 가능하다는 것은, 이제 아이디어만 있다면 누구나 세상을 바꿀 서비스를 만들 수 있는 문이 활짝 열렸다는 의미일 것입니다. 3일간의 특강은 단순히 새로운 기술을 배우는 것을 넘어, 개발자로서의 저의 역할과 가능성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AI 시대, 프론트엔드 개발자의 생존 전략
실습 외에 개인적으로 궁금했던 점들을 연사님께 질문할 수 있는 시간이 있었습니다. 저는 프론트엔지니어로써 앞으로 커리어에 대한 방향성에 대해 질문을 드렸고 공유해 주신 내용은 방향성을 잡아나가는데 도움이 되었습니다.
AI 코딩 도구의 한계:
바이브코딩은 초기 프로젝트 빌드에서는 놀랍지만, 장기적인 유지보수 관점에서는 한계가 명확합니다. 자동 생성된 코드는 최적의 구조가 아니거나, 문제가 발생했을 때 원인을 찾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이는 기술 부채로 이어져, 결국 서비스를 완성하고 책임지는 것은 사람의 몫이 됩니.
AI가 뒤흔드는 채용 시장과 개발자의 생존 전략:
AI의 도움으로 시니어 1명이 주니어 100명의 몫을 할 수 있게 되면서, 기업의 주니어 채용 니즈가 줄어들고 있다는 것은 냉정한 현실입니다. 하지만 이는 반대로, 아이디어와 전문성을 갖춘 개인들이 외주 시장에서 더 많은 기회를 잡을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기업의 고민과 새로운 인재상:
연사님은 경영자의 입장에서 느끼는 어려움도 공유해주셨습니다. 많은 기업들이 AI를 도입하고 싶어 하지만, 어떤 인재를 뽑아야 할지, 어떻게 활용해야 성공 사례를 만들 수 있을지에 대한 두려움과 막막함이 크다는 것입니다. 팔란티어 한국 지사 채용 사례처럼, 이제 기업은 단순히 도구를 사용하는 사람이 아닌, 데이터를 기반으로 비즈니스 문제를 정의하고 AI를 활용해 해결책을 제시하는 인재를 원하고 있었습니다. 기존 업무의 비효율을 발견하고 이를 기술로 자동화하려는 시도, 즉 문제 해결 능력이 AI 시대의 핵심 역량임을 다시 한번 확인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가:
이제 개발자는 한 분야의 전문가에 머무르기보다, 여러 영역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를 갖춰야 합니다. 먼저 하나의 전문성을 깊게 파고들면서(Deep Dive), AI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다른 영역으로 지식을 빠르게 확장하는 전략이 유효합니다.
3일간의 여정을 마치며
'AI가 내 일자리를 대체할 것'이라는 막연한 불안감으로 시작했던 3일이었습니다. 하지만 이 여정의 끝에서 저는 경쟁자가 아닌, 제 아이디어를 세상에 가장 빠르게 선보일 수 있도록 돕는 강력한 조력자를 얻었습니다. AI는 훌륭한 부품을 만들어주지만, 그 부품으로 감동적인 제품을 조립하는 것은 결국 개발자의 몫이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하루 만에 탄생한 '취미 찾아 줌'은 비록 작은 서비스이지만, 아이디어를 현실로 만드는 과정의 장벽이 얼마나 낮아졌는지를 보여주는 의미 있는 증거입니다. 이제 기술 스택의 목록을 늘리는 것보다, 제가 해결하고 싶은 문제의 목록을 채워나가는 것이 더 중요해질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