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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무 아카이브

    기대 행동은 희망사항이 아니다 – 로직 변경의 역효과

    등록 흐름을 바꿨고, 전환 기능을 없앴다. 기획 의도는 명확했지만, 유저는 그대로였다. 로직을 개선했다는 확신이, 왜 현장에서 혼란을 불렀는지 돌아본다.
    운영UXQA유저경험로직설계
    김
    김무명
    2025.06.16
    ·
    5 min read

    1. 문제 제기

    기능은 바뀌었다. 등록 흐름도, 상품 전환 방식도 개선이라는 이름 아래 재정비되었다.
    하지만 바뀐 건 시스템뿐이었다.
    유저는 여전히 예전 방식대로 행동했고, 그 결과 혼란과 이탈, 불필요한 CS가 늘었다.

    우리는 바꾸었는데, 왜 아무 것도 나아지지 않았을까?
    혹은, 무언가를 놓친 채 바꿔버린 건 아닐까.

    기획자 입장에서는 더 직관적인 흐름이라고 판단했을 수도 있다.
    기존 프로세스를 정리하고, 더 나은 구조로 간다는 방향은 타당해 보였다.
    하지만 결과는 달랐다. 시스템은 바뀌었지만, 유저는 그대로였다.

    2. 사례 요약

    ① 등록 흐름 변경

    기존에는 ‘등록 버튼 클릭 → 등록 페이지 → 상품 선택’ 순서였다.
    하지만 개편 이후에는 ‘상품 선택 → 등록 절차’로 순서가 변경되었다.
    의도는 명확했다. 등록과 상품 선택을 더 매끄럽게 연결하고자 했다.

    그러나 실제 유저들은 등록 버튼을 찾지 못했고,
    "등록이 안 된다"는 문의가 연달아 들어오기 시작했다.
    익숙했던 흐름이 사라진 순간, 시스템은 오히려 낯설어졌다.

    특히 이 기능을 쓰던 유저는 대부분 이미 서비스를 여러 번 사용해본 경험자였다.
    익숙함이 쌓인 흐름을 굳이 바꾼 결과, 사용법을 ‘다시 배우게 만드는’ 상황이 되어버렸다.

    ② 전환 기능 삭제

    과거에는 무료 상품을 쓰던 유저가 필요에 따라 유료로 전환하는 흐름이 자연스러웠다.
    하지만 개편 이후 ‘무료 → 유료 전환’ 기능이 제거되면서,
    유저는 처음부터 유료 상품을 다시 구매해야 하는 상황이 되었다.

    그 결과,
    "이거 전환 안 되나요?", "예전엔 바로 바꿨는데요?" 같은 문의가 이어졌고
    단순 구매 행위였던 흐름이 중단되었다.

    3. 문제의 본질

    이 두 사례 모두 로직 자체는 정리되었지만, 유저의 행동 흐름은 고려되지 않은 채 바뀐 것이었다.

    • 유저는 시스템 로직을 몰라도 몸에 익은 흐름대로 행동한다.

    • 그 흐름을 건드리는 순간, 의도가 아무리 좋아도 혼란은 피할 수 없다.

    실제로 해당 변경 이후,
    같은 문의를 반복하는 기업 유저들이 늘어났고,
    업무 대응량은 거의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개인적으로는 그 과정을 거치며 ‘유저의 기대 행동은 희망사항이 아니다’는 말을 깊이 체감하게 됐다.

    4. 인사이트 정리

    • 시스템 개선은 로직 정리가 아니라 사용자 흐름을 다시 설계하는 작업이다.

    • 기존 유저의 행동을 무시한 채 진행된 개편은, 결국 사용자 이탈이나 CS 증가로 이어진다.

    • 특히 등록, 전환처럼 핵심 경로에 위치한 흐름일수록,
      변경에는 신중해야 하며, 사용자 시나리오 기반 시뮬레이션이 선행되어야 한다.

    5. 마무리

    시스템은 바뀌었지만,
    유저는 바뀌지 않았다.
    그리고 그 사실을 놓친 순간,
    우리는 바꾸지 말아야 할 것을 바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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