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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덕질 일지

    1n년동안 덕질하고 있는 댄앤필 이야기

    어떤 퀴어 소설이 와도 이 둘을 이길 수 없다.
    덕질스트리머유튜버퀴어성소수자
    훌
    훌🌿
    2026.03.04
    ·
    18 min read

    목차

    • 댄앤필은 누구인가

    • 첫 만남 후 덕질

    • 커밍아웃

    • "난 얘네 결혼한 줄 알았어"

    • 2025년 댄앤필 중대발표

    • 얘들아 너네 진짜 웃기지마

    • 지금 이게 진짜라고?

    • 순애에 대해서 ~사랑해~

    • 저는 압바가 둘이에요


    댄앤필은 누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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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aniel Howell (대니얼 하웰)

    91년생 영국 유튜버, 일상 Vlog가 주 콘텐츠. 편집된 영상을 유튜브에 올리며 구독자는 611만 명. (2024년 4월 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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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hilip Lester (필립 레스터)

    87년생 영국 유튜버, 댄과 마찬가지로 일상 Vlog, 구독자는 388만 명. (2024년 4월 기준)

    이 둘이 모여 댄앤필이라 부르고,

    서로 인터넷(트위터)에서 만나 얼굴을 보고, 동거하며 지내고 있습니다.


    첫 만남 후 덕질

    위에서 둘이 누군지 설명했다구요? 이제 제가 댄앤필을 알게 되었을 때의 첫 만남 얘기를 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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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때는 스마트폰을 처음 받았던 201X년...

    유튜브라는 신세계가 열리고, 마인크래프트를 즐겨보던 저는 그때부터 해외 마인크래프트 애니메이션을 봐왔기에

    알고리즘은 영어 위주로 맞추어지기 시작했고, 알고리즘을 넘어 넘어... 댄앤필의 영상에 도착했고,

    한글자막을 달아주신 감사한 익명의 e-은인 덕분에 영상을 한층 더 즐겁게 볼 수 있었어요.

    서로가 서로에게 아웅다웅 얘기하는 모습이 참 맘에 들고,

    남자 둘이 동거하며 즐거운 모습을 보여주는 것도 처음 봤기에 흥미롭게 계속 이어서 봤습니다.

    여기서 뜬금없지만...

    쉬핑(shipping)이라고 들어보셨습니까?

    뜻을 얘기하자면, 가상의 인물이나 유명인을 로맨틱한 관계의 커플로 엮는다는 뜻입니다.

    이 단어가 나온 이유요?

    이 둘은 텀블러라는 SNS에서 2015, 2016년 2년 동안 가장 반응 수가 높은 쉬핑 2위를 달성했기 때문이에요!

    (텀블러를 못 들어보셨다면, 해외 덕후들의 커다란 덕질 SNS입니다.)

    이 얘기가 왜 나왔게요?

    제가 덕질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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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얘네 덕질하기 시작했을 때는,

    질풍노도와 함께 자극을 찾기 시작하고 행복하게 덕질했던 기억이 나요.

    어쨌든 둘은 세상이 알아주는 어울리는 조합이었으며,

    제가 혼란스러웠던 시기에 적절하게 나타나 저의 원동력 중 하나가 되어줬고,

    사랑은 다양한 형태와 모습으로 나타난다는 걸 깨닫게 했어요.

    둘을 덕질하며 영어 실력도 조금씩 늘고, 해외구매하는 방법도 알아보면서 더 넓은 시야를 가지게 됐답니다!

    그렇게 장작불 타는 것처럼 꾸준히 덕질하던 어느 날,

    아주 중요하고, 큰 소식을 알게 되었어요.


    커밍아웃

    커밍아웃 : 성소수자가 스스로 자신의 성정체성을 주변에 알리는 행동.

    때는 2020년. 해외의 6월은 프라이드 먼스(자부심의 달)로,

    성소수자의 존재를 알리며 축복하는 한 달을 가집니다.

    6월 14일... 영상이 하나 올라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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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aisicly I'm Gay'라고 써진 영상. 45분의 길이. 댄의 채널.

    댄이 큰 용기를 내 커밍아웃을 했습니다!

    얼마나 큰 결심이었을지,

    그동안 본인의 모습을 숨기느라 얼마나 힘들었을지 생각하니 코 끝이 찡하면서도

    드디어 얘기할 때의 그 마음을 생각하니 기쁨을 주체할 수가 없었어요.

    이어서 약 한 달 후 7월 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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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썸네일로 무슨 내용인지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필도 얼마 지나지 않아 커밍아웃을 했어요! 필의 후련해 보이는 표정과

    드디어 솔직하게 자신의 얘기를 할 때의 그 모습은 정말로 감동적이었어요.

    가볍고 유머 있게 얘기했으나 마음만큼은 무거웠겠죠...

    이렇게 얘기해 줘서 고맙고 영상을 보며 뭉클했답니다.


    "난 얘네 결혼한 줄 알았어"

    좋아요. 다시 덕질 얘기로 돌아와서~

    10년 넘게 알고 지내고, 동거를 하고, 게이 둘이라면 사귈 가능성도 있지 않나 했지만, 결혼식은 안 올렸어요.

    연인보다 더욱 특별한 관계라고 인정했는데 사귄단 얘기는 절대 안 해요.

    서로 떼어놓으면 우는데 사랑한단 말도 안 해요.

    그냥... 관계의 정의가 댄앤필이라고 해도 될 것 같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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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친구들이 뭐라고 하는 줄 아시나요?

    진작 결혼한 거 아니었냐고 맨날 얘기를 해요!!

    한 명은 너무 확실하게 말해서 저도 깜빡 속아 넘어갔답니다ㅠ

    그만큼 결혼했다고 해도 놀랍지 않을 것 같아요!!


    ...라고 하며 저는 2024년에, 글을 마쳤죠.

    그런데 2025년 말에 무슨 일이 일어났게요~

    2025년 댄앤필 중대발표

    둘이 사귀고 있다고 발표했어요.


    얘들아 너네 진짜 웃기지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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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상 업로드 알림이 뜨고, 제목 보자마자 든 생각이예요.

    ㅋㅋㅋㅋ 아이고 웃겨라 내가 너네를 1n년을 봐왔는데 지금 누굴ㅋㅋ 속이려고 그래?

    몇 번을 이렇게 썸네일로 속여놓곸ㅋㅋ

    이런 걸로 날 농락하려 드냐 깔깔~ 난 이제 숙련자라구!

    영상이 40분이더군요.

    응?

    저 영상이 올라오는 동시에 채널 프로필이 싹 다 바뀌었어요.

    어?

    어?

    ...ㅇㅋ 갈때까지 가는구나 하면서 일단 영상을 봤죠.

    영상에서 둘이 침대에 앉아 말하기 시작하더군요.

    안녕 얘들아 결론부터 말하자면 우리 사귀고 있었어 16년동안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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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뭐?

    그러니까, 지금 너네가 말하고 싶은 게.

    2009년에 둘이 인터넷에서 오프하고 2년 후에 바로 동거 때린 후

    지금(2025년)까지 유튜버를 하고 BBC 라디오를 맡았고 2020년에 둘이 커밍아웃 영상을 내고

    월드투어 세 번을 돌고 내가 너네 덕질을 하는 1n년을 포함해서

    처음부터 사귀고 있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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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응.

    아~ 그렇구나~~

    그렇구나... 그렇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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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뭐라고?


    지금 이게 진짜라고?

    그래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좀 더 말씀드리자면,

    전 제가 코마상태인 줄 알고 있었어요. 댄앤필이 드디어 날 이 미친 세상에서 깨어나게 해주는구나!

    자고 일어났는데 꿈이 아니네.

    트위터(X)에서 텀블러 공식 계정이 댄앤필 사귄다고 광고를 했어요.

    텀블러에 들어가니까 실시간 트렌드 1위가 댄앤필이에요.

    영상 보고 일주일동안 다같이 집단 환각을 보고 있는걸까? 하고 생각했어요.

    솔직히 지금도 저한테 일어나라고 얘기하면 ㅇㅋ 말 되네. 하고 일어날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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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근데 영상이 40분이라고 했죠?

    얘기를 더 들어봤어요.

    필, 너는 내 첫 남친이었잖아.

    우리 서로 강하고 빠르게 빠져들었지...

    내가 너한테 한 모든 등신짓을 용서해줄래? / 네가 사과할 필요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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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 쓰면서도 간신히 울음을 참고 있습니다.

    제가 동인지 속에 들어왔는지 의심을 했는데 그런 건 아니었고요

    저는 1n년이 넘는 시간동안 제가 우결충인 줄 알았는데

    그냥 진짜로 둘이 사랑을 하고 있었던거예요.

    제가 장난 안 치고 매일 미친새끼들이라 욕하고 있었거든요? (애정을 담아)

    커밍아웃 전까진 제가 이렇게 퀴어베이팅을 하는 애들을 계속 덕질해도 되는걸까?

    그런데 커밍아웃 하고 나서는 그냥 안 사귀는 제 3의 관계를 보면서

    어떻게 커플 렌즈를 낀 저보다 더 오타쿠같이 굴 수 있냐면서 욕했죠.

    근데 이제 말이 되는 것 같아요.

    서로가 서로를 덕질하고 있으니까 가능한 일이군요 이거.

    둘의 커플링명을 직접 Phan이라고 지어준 것부터 그동안의 모든 행적들이

    순식간에 퍼즐조각처럼 맞고 톱니바퀴처럼 돌아갔어요.

    얘들아 너네... 진짜 사귀는구나.


    순애에 대해서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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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가 나름 1n년동안 봐온 게 있어요. 영상을 보면서 같이 생각한 게 뭐냐면,

    세상이 지금 많이 변했다는 얘기는 결국 그 전까지는 세상이 많이 가혹했다는 소리와도 같습니다.

    당시 퀴어? 게이? 그건 인터넷 밈, 조크, 장난거리나 다름이 없었어요.

    소속사도 없는 유튜버 둘이서 (당시 유튜브는 대기업이 아니었음)

    팬덤 문화의 선도 정해지지 않았고

    인플루언서라는 말이 막 뜨기 시작할 당시에 무슨 일이 일어날까요?

    둘 입에서 나온 얘기만 살짝 나열하자면...

    1. 사귀는 사이냐고 인터뷰에서 직접 질문받았다

    2. 선을 지킬 줄 모르는 사생팬의 행동들

    3. 둘의 집이 로블록스에서 작은 소품 하나하나까지 구현되어 맵으로 나왔다

    이 둘이 아오삼, 텀블러 등에서 유명세를 타기 시작한 그 때부터 지금까지

    계속 이런 상황을 피할 수 없어 좋은 기회들도 스스로 거절했고

    본인의 정체성조차 알리지 못한 채로 계속 활동을 해왔다는 생각을 하니까

    그렇게 기쁜 마음이 들지 않더군요.

    울적해지려던 참에, 둘이 영상에서 말하길

    지금 이런 얘기를 꺼내는 건,

    탓하려는 게 아니고, 과거엔 이런 일이 있었으나 지금은 다 괜찮다고 말하기 위해서야.

    우리 둘은 지금도 이 말을 하기 너무 무섭지만,

    나아가기 위해서 얘기하기로 결심했어.

    이렇게 말하고 나서는,

    둘이 팟캐스트를 시작할거고

    댄앤필게임즈가 아닌... 댄앤필로 리브랜딩한 채널에서

    커플 유튜버로 전향하는 건 아니지만 팬들을 위해 계속 영상을 만들거라고 하곤

    영상이 끝났어요.

    40분 영상이 그냥, 15분? 정도로 느껴지고서는

    제 하루는 평소처럼 지나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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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가 댄앤필과 함께한 1n년의 나날들이 그냥...

    뭐라 형용할지도 몰랐는데,

    진짜였구나.

    이런 생각이 들고 있네요.


    저는 압바가 둘이에요

    그래서 뭐, 지금은 어떻게 지내냐고요?

    hard launch 팟캐스트를 일주일에 한 번씩 내고 있어서 영상을 보고 있는데,

    말 하는 것마다 매워서 볼 때마다 물 한바가지 준비하고 봐야해요!

    할로윈때는 영상을 하루마다 계속 올려서 보느라 깔깔 웃었구요,

    댄이 트윗하길, "필이 시리얼 먹고 찬장에 놔둬가지고 헤어지게 됐단 소식을 전해서 안타깝습니다"

    라고 해서 ㅋㅋㅋㅋㅋ 여전히 짜증나는구나 너네!!

    제 해외 유튜버 덕질의 시초, 영어 선생님 둘, 우리 압바들.

    잘 지내고 있어요.

    저도 여전히 덕질하고 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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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팬들과 함께 퀴어 친화적인 커뮤니티를 만들어준 것에 큰 감사를 표하고 있어요.

    이렇게 오래 사귀면서 모든 길을 서로와 함께하기를 결정한 것도,

    저와 팬덤에게 크나큰 의미가 되어주고 응원해준 것과

    그 외의 설명하자면 끝이 없을 이야기들 모두 고맙다는 얘기를 하고 싶어요!

    그치만 너네 여전히 정말 짜증나.

    오래오래 잘 지내!!

    +) 이 글은 예전 글 2개를 하나로 합친 백업입니다! 매끄럽지 않은 부분은 그러려니 해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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